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2022‘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김성주 아나운서가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했다. 김성주 아나운서는 특별하고도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이 아시다시피 성주인데 거룩할 성()’ 자에 기둥 주()’, 십자가라는 뜻입니다. 목사인 아버지가 지어주셨습니다. 이름의 뜻대로 하면 평생 고난의 길을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이런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며 아내와 자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끝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목회자로 평생 목회를 하다가 파킨슨병으로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렸다. 짧은 소감이었지만 울컥하면서도 목사인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긍지가 엿보였다. 그는 훗날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좌우명은 이름 석 자 그대로 십자가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교회에서 고난주간 행사가 열렸다. 나이 드신 교인 여러 명이 십자가를 지고 가며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재현했다. 그런데 노인들 치고는 십자가를 매우 쉽게 운반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냥 십자가가 아니라 바퀴 달린 십자가였다. 십자가를 교인들이 지고 가는 게 아니라 바퀴 달린 십자가가 스르르 굴러 간 것이다. 십자가는 바퀴 달아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십자가는 목에 걸린 장신구가 아니다.

미국 오크힐스교회 담임목사인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 1955~)는 자신의 저서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역자 윤종석, 알에이치코리아, 2021)에서 말한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와 우리가 지는 십자가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 십자가에는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다십자가는 못 박히는 것이며 피 흘리는 것이다. 예수 십자가는 자발적 순종이며 하늘 아버지에 대한 전적인 순종이다. 순종은 고통을 수반한다. 구원은 십자가에서 완성되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못 박힘으로 사망 권세를 이기시며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을 이루셨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요한복음 16장에서 예수는 조금 있으면 못 보고, 조금 있으면 보리라고 하신다. 곧 십자가를 지시며 부활하신 다는 말이다. 십자가 없이 부활이 없다. 고난 없는 영광 없다. 이를 초대교회 순교자들은 그대로 실행했다. 그들은 로마 원형극장에서 사자에게 죽임을 당한다. 겁에 질린 어린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는 아이에게 말한다. “애야, 잠깐만 참아라. 아주 잠깐이면 금세 밝아진단다.”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찬송을 부르며 천국에 입성했다. 십자가 고난은 잠깐이다. 곧 부활을 맞이한다.

군중들은 예수께 십자가에서 내려오라고 한다. 예수를 세속적 유혹으로 시험한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거든이라는 전제로 메시아의 능력을 보여 달라고 외친다. 예수는 할 수 있으나 할 수 없는 것처럼 침묵하며 저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한다. “저들의 죄를 사하소서.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입니다.”라며 아가페 용서의 극치를 보여준다. 십자가는 겉으로 볼 때는 실패다. 예수는 실패자로 보이며 초라하게 조롱을 받으며 죽어간다. 그러나 예수는 죄와 사망과 사탄의 권세를 이긴 최후의 승리자다. 인류 구원이라는 목적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마르틴 루터(1483~1546)는 십자가를 ‘Daily Baptism’(매일 세례)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십자가 앞에 죽고, 다시 십자가 앞에서 살아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의 거울이다. 십자가를 쳐다봄으로써만이 나를 알고, 십자가를 쳐다봄으로써만이 하나님을 안다고 고백한다. 루터는 내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 내가 거기 있다.”며 갈라디아서 220(I am crucified with Christ.)을 신앙고백의 핵심으로 삼는다.

스데반이 자신을 돌로 치는 자들을 용서하면서 죽은 이유는 무엇인가?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았기 때문”(7:55)이다. 십자가는 아가페 사랑의 용서다. 십자가 없는 메시아는 종교 장사, ‘종교 놀이.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는 사이비 교주그 자체다. 십자가 없는 신앙고백은 교회가 아니라 인본주의적 친교단체일 뿐이다. 오직 예수 십자가만이 복음이다.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12:2)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